2026년 1월 20일, 재정경제부가 발표한 세법 개정안은 이른바 '서학개미(해외주식 투자자)'들의 발길을 다시 국내로 돌리기 위한 파격적인 당근책을 담고 있습니다. 이름하여 국내시장 복귀계좌(RIA, Reshoring Investment Account)의 도입입니다.
정부는 해외로 빠져나간 자금을 환수해 외환시장을 안정시키고 코스피·코스닥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복안이지만, 과연 '세금 감면'이라는 미끼만으로 투자자들이 돌아올지는 미지수입니다.

1. 국내시장 복귀계좌(RIA)란 무엇인가?
RIA(Reshoring Investment Account)는 해외주식을 팔고 그 자금으로 국내 주식에 투자하기로 약속한 투자자에게, 원래 내야 할 해외주식 양도소득세를 대폭 깎아주는 한시적 특례 계좌입니다.
핵심은 '해외에서 번 돈을 한국으로 가져와 1년 이상 국내 주식에 묶어두는 것'입니다.
💰 RIA 계좌의 핵심 혜택: 양도소득세 공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복귀 시기에 따른 차등 공제입니다. 빨리 돌아올수록 혜택이 큽니다.
| 복귀(매도) 시기 | 양도소득 공제율 | 한도 |
| 2026년 1분기 | 100% (전액 공제) | 매도금액 5,000만 원 한도 |
| 2026년 2분기 | 80% 공제 | 매도금액 5,000만 원 한도 |
| 2026년 하반기 | 50% 공제 | 매도금액 5,000만 원 한도 |
예시: 1분기에 해외주식 5,000만 원어치를 팔아 국내 주식으로 갈아탈 경우, 해당 5,000만 원에 대한 양도차익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어 세금 부담이 획기적으로 줄어듭니다.
⚠️ 필수 준수 조건
- 원화 환전 및 투자: 해외주식 매도 대금을 반드시 원화로 환전해야 합니다.
- 1년 의무 투자: 환전한 자금을 국내 상장주식이나 국내 주식형 펀드에 1년 동안 유지해야 합니다.
- 교차 매매 금지: RIA 계좌에서 혜택을 받으면서 다른 일반 계좌에서 해외주식을 다시 사들일(순매수) 경우, 그 금액만큼 소득공제 혜택이 추징되거나 조정될 수 있습니다. (체리 피킹 방지)
2. 국민성장펀드 및 추가 세제 혜택

정부는 RIA 외에도 국내 자본시장의 체력을 기르기 위해 '국민참여형 국민성장펀드'라는 카드도 꺼내 들었습니다.
국민성장펀드 혜택 (6~7월 출시 예정)
- 소득공제: 투자 금액의 최대 40%를 소득공제해 줍니다. (납입 한도 2억 원)
- 분리과세: 3년 이상 장기 투자 시 펀드에서 발생하는 배당소득에 대해 9% 저율 분리과세를 적용합니다. (일반 배당소득세 14% 대비 저렴)
-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벤처·혁신 기업에 투자하는 이 기구 역시 2억 원 한도 내에서 9% 분리과세 혜택을 줍니다.
환헤지 상품 특례
개인 투자자가 외환 시장 변동성에 대비해 환헤지(FX Hedge) 상품에 투자할 경우, 투자액의 5%를 해외주식 양도소득에서 추가로 공제해 줍니다. (1인당 500만 원 한도)
3. [비판적 시각] 세금 깎아준다고 '국장'이 살아날까?
정부의 이번 발표는 "세금 혜택을 줄 테니 제발 돌아와 달라"는 간곡한 요청과 같습니다. 하지만 투자자들의 반응은 다소 회의적입니다. 투자의 본질은 '수익'이지 '세금 감면'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①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근본 원인: 지배구조와 투명성
해외주식 투자자들이 미국 시장으로 떠난 이유는 양도세가 싸서가 아닙니다. 22%라는 높은 세율을 감수하고도 가는 이유는 주주 친화적인 정책과 예측 가능한 성장성 때문입니다.
- 쪼개기 상장: 핵심 사업부를 물적분할해 중복 상장하는 행위는 기존 주주의 가치를 훼손하는 고질적 문제입니다.
- 불투명한 의사결정: 대주주 일가의 이익을 위해 소액주주의 희생을 강요하는 거버넌스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RIA 계좌는 '일시적인 자금 유입' 이상의 효과를 거두기 어렵습니다.
② 투자자의 선택은 '기업가치'를 따른다
정부가 '국내 상장주식에 자유롭게 투자하라'고 문을 열어줬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자본 효율성이 떨어지는 기업에 돈을 묶어두는 것이 오히려 손해일 수 있습니다. 1년이라는 의무 투자 기간 동안 국내 증시가 해외 증시 상승분만큼 오르지 못한다면, 세금 몇 백만 원 아끼려다 기회비용 수천만 원을 날리는 셈이 됩니다.
③ 정책의 지속성 의문
이번 RIA 특례와 배당 익금불산입률 상향 등은 '올해에만 한시적'으로 적용되는 조치들이 많습니다. 장기적인 투자 플랜을 짜야 하는 개인 투자자들에게 이러한 '이벤트성' 정책은 신뢰를 주기 어렵습니다.
4. 결론: "국장은 의리가 아니라 가치로 증명해야"
정부의 2026년 세법 개정안은 외환시장 안정과 증시 활성화를 위한 고육지책으로 보입니다. RIA 계좌와 국민성장펀드는 분명 고액 자산가나 장기 투자자에게 매력적인 절세 도구임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한국 주식시장으로의 복귀는 투자자 개인의 냉철한 판단에 맡겨져야 합니다. 진정한 '리쇼어링(Reshoring)'은 세금 혜택이 아니라, 국내 상장사들이 자발적으로 투명성을 높이고 주주 환원을 강화하여 '투자하고 싶은 기업'이 될 때 비로소 완성될 것입니다.
투자자 여러분은 이번 RIA 계좌 출시를 단순한 '세금 할인'으로만 보지 마시고, 내가 담으려는 국내 기업이 정말 1년 뒤에도 가치를 증명할 수 있는 곳인지 면밀히 따져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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